평소에 말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사용하지만 막상 글로 쓰려고 하면 고개를 젓게 만드는 '부사' 맞춤법 중에 하나가 '굳이, 궂이, 구지'입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순간 이게 맞나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가끔 이게 다 서로 다른 단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굳이, 궂이, 구지' 중 제대로 된 맞춤법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굳이 궂이 구지 올바른 맞춤법
결론부터 정답은 '굳이'가 올바른 맞춤법입니다. '궂이'는 '굳이'의 잘못된 표현으로 'ㅈ(지읒)' 받침이 아닌 'ㄷ(디귿)' 받침이 맞습니다.
한글 맞춤법 3장 2절 6항에 따르면 '-이'가 붙어서 부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혀 적는 원칙에 따라 '굳이'로 적는다. 단 소리는 '구지'로 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구지'는 '굳이'를 발음 나는 대로 읽어서 나는 소리를 말합니다. 읽거나 말할 때는 몰라도 표기할 때는 무조건 '굳이'만 사용해야 합니다.
국어사전에서 '굳이'는 '단단한 마음으로 굳게. 고집을 부려 구태여'라는 뜻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유의어로는 '기어이, 구태여, 일부러'가 있습니다.
(예문) 굳이 따라가겠다면 할 수 없지.
(예문) 최 씨가 제법 목소리를 높였으나 굳이 따지려고 드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예문) 평양 성문은 굳이 닫혀 있고, 보통문 문루 위에는 왜적들이 파수를 보고 있었다.
(예문) 굳이 그렇게 하겠다면 네 마음대로 해라.
(예문) 공연한 사실이라서 굳이 숨길 이유도 없다.
(예문) 이제 와서 그것을 굳이 문제 삼을 것까지는 없다.
(예문) 나도 네 의견에 굳이 반대하고 싶지는 않다.
현대 국어 '굳이'의 옛말인 '구디'는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굳이'는 '굳-'에 부사 파생 접미사 '-이'가 결합한 것이다. 16, 17세기에 나타나는 ‘굳이’는 '구디'의 분철 표기인데, '굳이'가 남아 현재에 이르렀다. 그러나 16, 17세기의 '굳이'와 현대 국어의 '굳이'는 서로 발음이 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18, 19세기 문헌에 나타나는 '구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근대 국어 시기에는 'ㄷ, ㅌ'이 'ㅣ' 모음 뒤에서 'ㅈ, ㅊ'으로 변하는 구개음화가 일어났고 15세기의 '구디' 또한 이러한 변화를 겪었다. 그리하여 18세기 이후에는 '구지'로 나타나게 된 것인데 형태를 밝혀 적는 현대 국어의 표기 원칙에 따라 '굳이'로 표기하게 된 것이다.
'구지'는 '굳이'의 관점에서 봤을 때 잘못된 표기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현재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단어입니다.
'구지'라는 단어는 매우 다양한 뜻과 의미를 가진 단어이니 그저 '굳이'의 잘못된 표현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